포토뉴스

    뉴스

    순천·광양 자랑 50선 ⑦ 송광사 천자암 ‘쌍향수’

    운영자 조회수: 2,374 등록일: 13.04.25 공유 링크복사

    엿가락처럼 꼬인 독특한 몸통 … 800여년‘함께’살다

     

     

    <서로 부둥켜안고 / 칠팔백 년은 족히 살아왔건만 / 천연기념물 88호 / 송광사 천자암의 쌍향수 / 가까이 실눈 뜨고 살펴보면 / 온몸을 꽈배기처럼 88 꼬면서도 / 알몸의 살갗 하나 닿지 않았다 /> - 이원규 ‘운우지정’


    순천 송광사의 산내암자인 천자암에는 800년을 딱 달라붙어 함께 살아온 나무가 있다.


    천연기념물 제88호로 지정된 ‘순천 송광사 천자암 쌍향수(곱향나무)’다.


    쌍향수(雙香樹)는 그 이름처럼 향나무 두 그루가 마치 쌍둥이인 듯 닮아, 서로 바짝 붙어 있다.


    이 나무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것은 그 독특한 모양 때문이다. 반듯하게 하늘로 키를 키우는 것이 보통의 나무라면 쌍향수는 두 그루 모두 미끈한 몸통이 아닌 울퉁불퉁한 몸을 지녔다.


    몸통이 꼭 엿가락이 꼬이듯, 들쑥날쑥 꼬인 아이스크림인 듯 굽이친다.


    나무는 높이 12.0m, 가슴 높이 둘레 4.10m, 3.30m이다.


    가지 퍼짐은 남쪽의 것이 동쪽 5m, 서쪽 3.8m, 남쪽 5.8m, 북쪽 3.5m으로 뻗어났고 북쪽의 것은 동쪽 3m, 서쪽 4m, 남쪽 3.8m, 북쪽 3.5m로 뻗어난 ‘큰’ 나무다.


    쌍향수에는 전설이 하나 전해 내려온다.


    고려시대에 보조국사(普照國師)가 금나라 장종(章宗) 왕비의 불치병을 치료해준 것이 인연이 돼, 장종의 왕자인 담당을 제자로 삼고 귀국했다.

     

    둘은 중국에서 돌아올 때 짚고 온 지팡이들을 암자의 뒤뜰에 꽂아뒀고, 이 향나무 지팡이가 그 자리에서 뿌리를 내리고 가지와 잎이 나 자라기 시작했다고 한다.


    담당국사는 중국 왕자의 신분으로 보조국사의 제자가 됐는데, 나무의 모습이 한 나무가 다른 나무에 절을 하고 있는 듯해 예의바른 스승과 제자의 관계를 나타내는 모습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또 나무에 손을 대면 극락에 갈 수 있다는 전설이 있어 이곳을 찾는 사람이면 꼭 쌍향수를 만지고 간다.


    천자암의 이름도 바로 금나라 왕자였던 담당국사가 창건했다고 해 천자(天子)라는 이름이 붙었다.


    쌍향수는 1962년 12월 천연기념물로 지정됐다.


    [교차로신문사/ 최명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