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행/레져] 경남 통영 산양일주도로를 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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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운영자
  • 13.03.29 09:5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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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을 따라 달리다

   

 

봄이 왔다는 것을 무엇으로 느끼는지. 누구는 봄꽃을 보며 ‘눈’으로 봄을 느끼고, 누구는 명쾌하게 흐르는 물소리를 들으며 ‘귀’로 봄을 느끼고, 누구는 따뜻한 봄햇살을 맞으며 ‘피부’로 봄을 느낀다. 헌데, 기자는 ‘코’로 봄을 느낀다. 문 앞을 나서면서 들이마시는 공기가 한층 누그러졌다. 봄이 온 것이다.

 

코로 들어오는 공기가 다르다. 코를 찢을 듯 차갑고 건조하며 맹렬한 겨울 공기가 아니다. 부드럽고 간지러운 공기, 다시 봄이 왔다. 매화며 개나리, 진달래, 벚꽃이 웅크리고 있던 몸을 활짝 편다.


<이게 아닌데 / 이게 아닌데 / 사는 게 이게 아닌데 / 이러는 동안 / 어느새 봄이 와서 꽃은 피어나고 / 이게 아닌데 이게 아닌데 / 그러는 동안 봄이 가며 / 꽃이 집니다 / 그러면서 / 그러면서 사람들은 살았다지요 / 그랬다지요> - 김용택 ‘그랬다지요’


시인 김용택은 ‘이게 아닌데, 사는 게 이게 아닌데’ 하는 동안 ‘봄이 가며 꽃이’ 진다고 했다. 바쁘다고, 집에서 쉬고 싶다고 봄 내음 한번 제대로 못 맡고, 봄꽃 한번 못 보고 이 봄을 보낸다면 정말 ‘이게 아니’다.


봄이 오는 통영으로 떠난다. 해안선을 따라, 봄이 오는 길 따라 달린다.


□ 바다 너머 꽃 피고


‘동양의 나폴리’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은 경남 통영시. 예로부터 ‘나폴리를 보고 죽어라’라는 유명한 속담처럼 통영도 군데군데 봐둬야 할 곳이 하나둘이 아니다.


특히 해안선을 따라 길이 난 일주도로는 바다 너머 밀려든 봄을 느끼기에 부족함이 없다. 한쪽으로는 바다를 한쪽으로는 들을 품으며 봄을 즐긴다.


전체 면적 31.9㎢, 통영의 숱한 섬 중에서 가장 큰 미륵도. 산양읍에 속하는 미륵도 남쪽 지역은 한려해상국립공원에 들 정도로 자연풍광이 아름답고 바다 또한 맑다. 이 미륵도를 한 바퀴 도는 ‘산양일주도로’는 봄을 즐기며 드라이브하기에 그만이다.


산양일주도로는 특히 길가의 동백나무가 특색 있는 곳. 양쪽 길가에 동백나무가 늘어서 ‘동백로’, ‘동백나무와 함께하는 꿈의 60리 산양도로’라는 이름이 붙었다.


 

 

봄기운이 무르익는 3월, 동백나무마다 붉은 꽃을 달아 붉고, 나무 아래는 동백이 뚝뚝 떨어져 땅마저 붉다. 그 너머 언덕에는 개나리며 진달래가 옹기종기 피어났다.


봄이 내려앉은 들판 맞은편에는 바다가 펼쳐진다. 마을과 어우러진 바다는 시원한 콜라를 마신 것 마냥 보기만해도 가슴이 뚫린다.


차창을 열고 봄바람을 맞는다. 짠 바다 냄새와 봄꽃 냄새가 어우러진다. ‘꿈의 60리’라는 수식어가 맞춤하다.

 


산양일주도로는 통영 제일의 해안 드라이브 코스로 손꼽힌다. 60여리의 전체 구간에서도 산양읍 원항마을부터 달아공원에 이르는 약 5㎞ 구간이 하이라이트.

 

바다와 그 위에 둥실둥실 뜬 섬들이 시야를 가득 메우고, 길 굽이를 돌아설 때마다 아담한 갯마을과 정겨운 포구의 풍광이 펼쳐진다. 아기자기 봄꽃들은 풍취를 더한다.


연화리 연명포구와 달아포구 사이의 고갯마루에 위치한 ‘달아공원’은 바다와 섬, 마을, 봄꽃 등을 한눈에 살필 수 있는 전망대.


공원 주차장에 차를 두고 넉넉 잡아 3분만 걸으면 별천지가 펼쳐진다. 미륵도 주변에 흩어진 숱한 섬들이 한눈에 들어오고 그 아래 기대 사는 바닷가마을도 정겹다.

달아공원 오른쪽으로 있는 정자 관해정은 현재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달아공원의 ‘달아’(達牙)는 이곳 생김이 코끼리뿔처럼 생겼다고 해서 붙은 이름.

 
시간을 여유롭게 잡는다면 달아공원에서의 일몰을 꼭 보기를 권한다.


통영은 바다 곳곳에 낚싯대를 드리운 이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운 좋으면 제철 맞은 봄 도다리도 낚을 수 있다. 일주도로 어느 곳이든 마음에 드는 곳에서 낚시를 하는 재미도 쏠쏠할 듯.


일주도로를 타고 한 바퀴 휭 둘러보는 것도 좋지만, 바닷가마을로 내려가 사람들 속에 묻히는 것도 재미있다. 조개를 무덤처럼 쌓아둔 풍경이나 그물을 손질하고 있는 모습, 섬 아낙이 멍게를 손질하고 있는 모습 등 ‘삶’의 냄새까지 맡을 수 있다.


[교차로신문사/ 최명희 기자  cmh9630@hanmail.ne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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