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행사] 잔잔한 감동으로 맛의 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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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운영자
  • 07.11.07 09:5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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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여준 영화 ‘식객’

 

“최고의 맛을 잇기 위한 운명의 대결, 그들의 현란한 손놀림이 다시 시작된다.”
영화 식객 포스터의 문구를 대하곤 드라마 대장금에 이어 또 다른  요리사의 현란한 손놀림과 화려한 음식의 미학을 기대했다.


이런 기대를 저버리지 않은 듯 첫 장면부터 펄떡이는 황복이 성찬(김강우)의 현란한 칼에 머리가 잘리고 껍질이 벗겨지는가 싶더니 이내 황복의 투명한 속살이 학으로 변신, 접시 위에서 날개를 활짝 펴 들고서 미식가가 아닌 영화 관객을 사로잡았다.


영화 식객은 2002년 “어머니의 쌀” 을 시작으로 동아일보에 연재돼 54만부라는 놀라운 판매부수를 기록하며 베스트셀러에 오른 허영만의 만화다.


그 때 당시 식객은 ‘우리 음식의 재발견’이라 할 정도로  철저한 사전 취재와 실제 사례들을 통해 생생한 우리네 맛의 진수를 보여줌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었다.


영화에서도 이런 모습을  보여주기라도 하듯  초반부 운암정 후계자를 뽑는 대결에서 봉주(임원희)에게 패배한 성찬(김강우)이 시골집에서 자신을 찾아온 진수(이하나)와 국장에게 밥상을 차리는 장면을 보여준다.


손수 지은 밥에 된장찌개, 각종 반찬에 누룽지까지 이 영화의 첫 번째로 등장하는 밥상은 화려하진 않아도 우리네 서민들이 늘 함께 해온 밥상에서의 걸쭉한 미학을 그려 옛 어머니의 밥상을 그리워하게 했다.


진수(이하나)가 손으로 깻잎 장아찌를 들어 입에 넣은 후 손가락을 빠는 장면은 우리 한 민족이 아니곤 공감할 수 없는 장면일 게다. 관객의 한 사람인 필자 역시 늘 고향처럼 떠오른 어머니의 참게장이 고인 군침 속을 벗어나 가슴께로 스며들었으니까.


하지만 원작의 기대가 너무 컸던 것일까. 서민적인 밥상이 주던 훈훈한 감동은 점점 사라지고 끊임없이 노력하는 야심가 봉주(임원희)의 노력이 아닌 최고의 자리만 차지하려는 인간의 야욕만 그려진 듯해 아쉬웠다.


그러나 다행히 신선로, 산적, 육회와 도미면의 화려한 영상은 관객의 배꼽시계를 자극함과 달리 잔잔하게 파고드는 메밀 밭, 해바라기, 산마루에 선 물갈나무 등은 잔잔한 향수를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이 가을, 환절기로 입 안이 깔깔하다면 당장 영화관의 식객이 되라.
단순한 배고픔을 해갈하는 라면을 비롯해 절로 침이 꿀꺽 넘어가는 숯가마의 3초 삼겹살, 최고의 맛과 미학으로 눈과 혀를 자극하는 황복회, 도미찜, 육회를 넘어 시원한 동치미와 가마솥 고구마, 깻잎 장아찌의 어머니의 가슴으로 전하는 그 맛을 통해 치유될 것이다.


[ 순천광양교차로 / 염정금 기자 yeomseo@naver.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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