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름다운사회] 촛대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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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김민정 박사
  • 19.06.24 09:3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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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 361

촛대바위


그대에게 가는 날은 할 말이 많아서네 

목 놓아 소리쳐도 들어주기 때문이지 

왜냐고 묻지 않아도 풀어놓는 비밀들 


그대가 보고픔은 눈물마저 말라서네 

고이다 터진 설움/ 버릴 곳 없어서네 

다시는 아프지 말라고/ 격려하는 큰 가슴 


천 년을 뿌리박고 만년을 솟아올라 

모두에 내어주고 저 홀로 버틴 세월 

생인발 안으로 감춘/ 화톳불 같은 등대 

- 김영철 「촛대바위」 전문 


애국가의 첫 화면으로 나오기도 했던 강원도 동해시 추암바다의 촛대바위. 이 시의 화자는 첫째 수에서 ‘그대에게 가는 날은 할 말이 많아서네/ 목 놓아 소리쳐도 들어주기 때문’이라고 한다.


촛대바위와 넓고 푸른 동해를 바라보면 스스로 마음이 풀려 마음의 근심이나 비밀조차 풀어버리는 곳, 곧 마음의 안식처로 인식되는 곳이다.


언제 봐도 푸른 동해바다를 바라보는 망부석의 바위가 있는 곳. 


둘째 수에서는 ‘그대가 보고픔은 눈물마저 말라서네/ 고이다 터진 설움 버릴 곳 없어서네’라고 한다.


역시 울고 싶거나 남에게 말하기 곤란한 일, 설움이 있을 때 찾아가면 촛대바위와 동해는 ‘다시는 아프지 말라고 격려하는 큰 가슴’이 된다.


셋째 수에는 푸른 동해에 ‘천 년을 뿌리박고 만 년을 솟아올라’ 있으면서 필요한 것은 모두에게 내어주고, 힘들고 고통스러운 시간만 홀로 버텨온 촛대바위를 화자는 ‘생인발 안으로 감춘 화톳불 같은 등대’라고 한다.


이 시에서 촛대바위는 슬프고 고독하고 힘들고 외로운 인생길을 환하고 따뜻하게 밝혀주는 화톳불 같은 등대로 표현되고 있다.


촛대바위와 넓은 동해를 근심과 설움을 풀어버리는 마음의 안식처로, 또 스스로는 아픔을 감추면서 그것을 바라보는 자에게는 앞길을 환히 밝혀주는 희망의 등대로 인식하고 있어 사물을 바라보는 시인의 시각이 따스하게 느껴지는 작품이다.


촛대바위를 읽으며 동해바다를 생각한다. 시원한 바다가 생각나는 계절이다. 언제나 변함없이 푸르고 바라보기만 해도 시원한 동해바다……. 그 시원한 해풍 한 줄기가 금방이라도 내가 앉은 무더운 교무실 창가로 불어올 것 같다. <바다열차>를 타고 가면서 봐도 좋은 동해바다, 멀리 바라보이는 수평선과 그 한없이 넓은 가슴을 열고 모든 것을 다 품을 것 같은 동해바다.


문득 신경림의 시가 떠오르기도 한다. ‘친구가 원수보다 더 미워지는 날이 많다./ 티끌만 한 잘못이 멧방석만 하게/ 동산만하게 커 보이는 때가 많다./ 그래서 세상이 어지러울수록/ 남에게는 엄격해지고 내게는 너그러워지나 보다./ 돌처럼 잘아지고 굳어지나 보다.// 멀리 동해바다를 내려다보며 생각한다./ 널따란 바다처럼 너그러워질 수는 없을까,/ 깊고 짙푸른 바다처럼./ 감싸고 끌어안고 받아들일 수는 없을까,/ 스스로는 억센 파도로 다스리면서. 제 몸은 맵고 모진 매로 채찍질하면서. - 신경림, 「동해 바다」 전문.


나도 내 잘못보다 남의 잘못이 더 크게 보일 때가 많은 것은 아닐까. 자신을 반성해 본다. 나이 들어 갈수록 마음이 너그러워져야 하는데, 주변을 보면 나이 들면 들수록 아집이 많아지고, 자기만 옳다는 생각을 많이 하는 것 같아 안타까울 때가 많다. ‘산은 하늘을 우러러 스스로 높아지고, 바다는 물을 받아들여 스스로 깊어진다’는 말을 다시 한 번 마음에 새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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