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
자동완성
검색어 자동완성
 
  • 감은 왜 빨갛게 익는가?

    이 게시글을 알리기 tweet

  • 글쓴이 : 운영자
  • 17.10.12 15:57:01
  • 추천 : 0
  • 조회: 23

감은 왜 빨갛게 익는가?


언젠가 유치원 선생님들 연찬회에 나가 이야기할 기회가 있었다. 매일 어린아이들과 함께 지내는 분들이라 이런 질문을 던져보았다.


“어린애들은 왜 예쁠까요?”


엉뚱한 질문이라 생각했는지 의아한 표정이었다. 


“애들을 보면 모두 예쁘잖아요. 왜 다들 그렇게 예쁘게 생겼냐는 거예요.”


몇몇이 웃으며 대답했다.


“예쁘게 생겼으니까 예뻐 보이는 거지요.”


“원래 어린애들은 다 귀엽잖아요.”


나는 다시 물었다.


“그러니까 아이들은 왜 그렇게 예쁘게 생겨났을까요?”


선생님들은 내가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지 모르겠다는 듯이 나를 쳐다보기만 했다. 나는 내 생각을 말해주었다.


“그게 신의 섭리가 아니겠어요? 종족번식을 위한 신의 섭리요.”


선생님들은 무슨 말인지 얼른 납득이 가지 않는 얼굴이었다.


“생각해보세요. 만약 어린애를 낳았는데 흉하게 생겼다면 아무리 부모라 하더라도 키우고 싶은 생각이 나겠어요? 귀엽고 사랑스러우니까 보호본능이 생겨 애지중지 키우는 것이 아니겠어요?”


몇몇 선생님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어릴 때 예쁜 것은 인간만이 아니지요. 젖먹이 강아지를 보세요. 눈도 안 뜬 것들이 어미젖을 찾아 열심히 빨아대는 모습이 얼마나 귀엽던가요. 병아리는 또 어떻구요. 삐약삐약 하면서 어미를 따라다니는 노랑 생명체가 얼마나 앙증맞던가요.


호랑이나 사자의 새끼들도 마찬가집니다. 아무리 맹수라 할지라도 새끼만큼은 껴안아주고 싶을 만큼 사랑스럽지 않던가요?”선생님들의 얼굴에 미소가 차츰 어리기 시작했다.


나는 평소 세상에 존재하는 생명체들에 대해 많은 신비감을 느낀다. 대자연의 생명체들 가운데 어느 것 하나라도 예사로운 것이 없고, 태어나서 죽기까지의 모든 과정이 온통 신비인 것이다. 


생각해보라! 생명체가 태어날 때 어미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 고작 짝짓기를 통해 수태하는 역할을 할 뿐 그 이후 생명체의 기관과 조직이 형성되는 데는 관여하지 못하지 않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들은 정교하고 세밀하게 만들어져 세상에 나온다.


또한 그것들은 종족이 끊어지지 않도록 철저히 구조화되어 있다. 이것이 어떻게 된 조화일까? 어느 누가 이것을 명쾌하게 설명할 수 있을까? 그래서 사람들은 이것을 인간의 능력 밖에 존재하는 신의 섭리로 받아들인다. 


시골집 마당에 서있는 감나무 한 그루만 봐도 그렇다. 봄에 감꽃이 피고나면 그 자리에 열매가 맺힌다. 그리고 그것은 여름철 내내 뜨거운 햇볕을 받으며 굵어진다.


그것은 자라는 동안에는 잎 속에 가려져 눈에 잘 띄지도 않고, 따먹으려고 해도 떫어서 먹을 수가 없다. 그러다 가을이 되면 그게 붉게 익으면서 비로소 눈에 띄기 시작하고, 그때가 되어서야 비로소 그것을 따먹을 수 있다. 


바로 여기에서 의문을 가질 수 있다. 


감은 왜 여름에는 파랗다가 가을에 빨간색으로 바뀌는가? 또 그것은 왜 익기 전에는 떫다가 익어야 맛이 드는가? 답은 간단하다. 종족의 번식을 위해서이다. 풋감의 녹색은 보호색이다.


여물기 전에 짐승들의 눈에 뜨이면 공격을 받기 쉬우므로 나뭇잎 색깔로 위장해 자신을 보호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익은 뒤에는 오히려 동물들의 눈에 잘 띄어야 한다.


그래야 씨를 퍼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감이 빨갛게 익는 것은 빨리 자신을 따먹어 달라는 유혹인 것이다. 


떫은 맛 또한 마찬가지다. 만약 풋감이 떫지 않다면 영글기도 전에 따먹힐 것이 빤하지 않은가. 그렇게 되면 종족을 어떻게 퍼뜨릴 것인가? 그래서 번식이 가능할 만큼 씨가 여물었을 때 비로소 단맛이 드는 것이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이러한 모든 과정이 감나무의 개별 의지가 아니라 일정한 원칙에 따라 저절로 이뤄진다는 것이다. 실로 불가사의가 아닐 수 없다. 


아무리 과학만능의 시대라고 하지만 생명의 탄생에 대해서는 아직도 의문점이 명쾌히 풀리지 않고 있다. ‘뛰어봤자 부처님 손바닥’이란 손오공의 속담처럼 인류가 아무리 첨단문명을 자랑해도 결국은 자연의 순환과 질서에서 벗어날 수 없는 것이다.


인류에 처음 종교가 생긴 것은 선조들의 인식이 바로 이 지점에 도달했을 때가 아니었을까. 대자연의 도도한 흐름을 생각할수록 고개가 절로 수그러든다.


나는 선생님들에게 이렇게 덧붙였다.


“사람이나 짐승이 갓 태어났을 때 예쁜 것은 자연의 이치라고밖에 설명할 수 없을 것 같아요.


모든 생명체들이 멸종되지 않고 대를 이어갈 수 있도록 하는 자연의 이치에 따라 우리는 살고 있는 거지요. 그러니까 여러분이 유아를 돌보는 것은 위대한 조물주의 역사(役事)에 동참하는 일이라고 할 수 있지 않겠어요? 얼마나 대단한 일입니까?”

Tags :
  • 이글은 실명인증이 완료된 회원이 작성한 글입니다.
  • 목록으로
  • tweet tweet
  •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글쓴이
로그인  

스포츠/레져 업체정보

1 / 5 이전 다음 더보기
  • ebook
    17/10/20일자
  • ebook
    17/10/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