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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당신은 어떤 학부모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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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운영자
  • 15.06.18 09:49:59
  • 추천 : 0
  • 조회: 12348

“부모는 멀리 보라 하고, 학부모는 앞만 보라 합니다. 부모는 함께 가라 하고, 학부모는 앞서 가라 합니다. 부모는 꿈을 꾸라 하고, 학부모는 꿈꿀 시간을 주지 않습니다.

 

여러분은 부모입니까, 학부모입니까?”


언젠가 이런 내용의 텔레비전 공익광고가 있었다.


부모와 학부모를 나누어놓고, 당신은 어느 쪽에 속하느냐고 물었다.

 

사실 부모와 학부모를 나누는 것은 별 의미가 없다. 어느 부모나 자녀를 학교에 보내면 학부모가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왜 이 광고는 부모와 학부모를 굳이 나누었을까. 그것은 아마도 부모들이 아이를 학교에 보내면서 달라지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취학 전에는 순수한 마음으로 자녀를 아끼고 사랑하는데, 학부모가 되면서부터는 욕심을 내기 시작하는 것이다.


그게 바로 자녀의 공부에 대한 욕심인데, 조기교육을 한다고 영어학원과 속셈학원을 보내고, 재능을 길러준다고 미술학원과 음악학원을 보내며, 발표력 길러준다고 웅변학원과 논술학원을 보내는 등 아이를 온통 과외교습의 도가니로 몰아넣는다.


아이들은 낮에는 학교 공부, 밤에는 학원 공부로 늘 시간에 쫓긴다. 밖에 나가 마음껏 뛰어놀고 싶지만 부모는 그것을 허락하지 않는다. 어쩌다 학원에 가기 싫다고 말할라치면 질겁하고 윽박지른다.


“그러다가 성적 떨어지면 어쩌려고 그래?”


자녀에게 내던지는 말이 약속이나 한 듯이 똑같다. 오로지 학교 성적에 목을 매고 아이를 공부기계로 만들고 있는 것이다. 요즘은 휴대전화 문자서비스로 출결상황을 곧바로 가정으로 알려주기 때문에 아이들이 학원에 빠질 수도 없다. 이렇게 억지 공부에 시달리는 것이 우리 학생들의 현실이다.


며칠 전 사흘간의 연휴를 앞둔 날 하교시간이었다.


“이번 연휴 때에 뭐할 거야?”


현관을 나서는 학생에게 물었는데, 대답이 뜻밖이었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잠만 푹 자고 싶어요!”


처음 듣는 순간, 어린 중학생이 무슨 잠병이라도 들었나 싶었다. 그러나 다시 생각해보니 그게 아니었다. 평소에 얼마나 공부에 시달렸으면 저리도 쉬고 싶을까! 가방을 짊어진 아이의 뒷모습이 가엾기 그지없었다.


얼마 전에 <학원 가기 싫은 날>이라는 시가 인터넷에 올라와 누리꾼들을 경악시킨 일이 있다. 어느 초등학생이 쓴 것인데, 차마 눈을 뜨고 읽을 수가 없는 내용이었다.


“엄마를 씹어 먹어 삶아먹고 구워먹어 눈깔을 파먹어….”


얼마나 학원을 강요하는 엄마가 싫었으면 이런 엽기적인 글을 썼을까! 이것을 어쩌다 생긴 예외적인 일로 그냥 지나쳐버릴 수 있을까.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우리나라 초중고생 대다수가 이러한 기분을 느끼고 있는 것은 아닐까.


다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우리나라 학부모들의 자녀교육관이 왜곡된 경우가 상당히 많다.


학창시절에 좋은 교우관계를 맺고 올바른 인간성과 사회성을 익히는 것이 중요한데, 그런 것은 뒷전이고 어떻게든 학교 성적을 올리는 시험 선수 만들기에만 골몰하고 있다.


그래서 아이가 학교 일과를 마치면 교문 앞에 대기하고 있는 학원 차량을 타고 저녁시간 내내 과외공부에 빠져 있다가 밤 열시가 넘어서야 귀가하는 일이 다람쥐 쳇바퀴처럼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아이들이 여유로운 생활 속에서 자기를 찾고, 공부의 즐거움을 알고,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빼앗는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모들은 그것을 ‘사랑’이라고 여긴다.


아이를 사랑하기 때문에 아이가 잘되기를 바라며 자신을 희생하고 있다고 자부심마저 느끼고 있다.


그렇지만 아이들이 하루하루의 생활을 고통으로 받아들이고 있는데, 어찌 그게 사랑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 그것은 사랑을 가장한 폭력이 아닐까. 그 폭력은 자녀를 멍들게 하고, 가정을 어둡게 하며, 결국 우리 사회를 어지럽히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여러분은 부모입니까, 학부모입니까?”


이 공익광고에서 말하는 학부모는 ‘배울 학(學)’을 쓰는 것이 아니고 ‘가혹할 학(虐)’을 쓰는 학부모가 아닐까. 제발 우리 학부모들이 성적지상주의와 경쟁주의의 망령에서 벗어나 바른 교육관을 가지고 자녀를 밝고 건강하게 키울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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